어른아이
수정한 입사지원서를 완성 후, 메일로 제출했다. 지원한 학교에서는 자신들의 인재상과 맞지 않는다고 지원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메일을 보냈다. 삶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끝없이 탈락하고 또 탈락하지만, 그러는 삶의 장면속에서 어떻게든 살기위해서 발버둥치고 있다. 메일을 보내고 콜리와 함께 산책에 다녀왔다. 이렇게 꽃이 활짝 핀 줄 몰랐다. 뭐가 그렇게 바쁘다고 회사 계약이 끝난 후에도 집에서만 컴퓨터와 씨름하고 입사지원서와 토익책을 마주하고 있었던 것일까. 2년 동안 그렇게 공부와 일만 죽어라 했는데.. 좀 쉬어가야 다시 달릴 수 있을텐데... 난 또 뭐가 그리 급하다고 바쁘게 살아가려 할까... 마음은 춥지만, 오늘 봄날은 따뜻했다. 가끔은 이렇게도 살아봐야지...
현실이 너무 고달파서 티비도 볼 시간이 없었다. 회사에서 업무가 끝나면 집에 오자마자 밥먹고 공부하기 바빴다. 새벽 한시까지 매일매일 공부만 하다보니 사실 세상 돌아가는 줄 몰랐다. 우리나라 최초로 빌보드에서 1위를 한 방탄소년단도 사실 잘 몰랐다. 그냥 아이돌 중의 하나라고만 생각했다. 며칠전 우연히 지민의 약속이라는 노래를 듣다가 이 노래를 듣게 되었다. SUGA라는 멤버의 절절한 랩핑이 귓가에 계속 남아돌았다. '하고 싶은게 없다는게 진짜 뭣 같은데 흔한 꿈조차 없다는게 한심한 거 알아 다 아는데 하란 대로만 하면 된다며 대학가면 다 괜찮그런 말들을 믿는 내가 병신이지 나 죽지 못해 살아 .....버틸수가 없어 모두가 달리는데 왜 나만 여기있어' 가사도 노래도 랩도 모두 마음을 흔들었다. 그들의 노..
하루에 25000걸음을 걸었던 날. 대전에서 대구를 거쳐 경주까지 기차를 타고 행복했다. 아무생각없이 하루를 살아간다는게 행복했다. 사람들은 하루에 많은 고민을 하고 걱정을 하고 살아간다. 나 또한 그렇게 살아가 내 자신을 죽이고 또 죽이고 있었다. 삶을 스스로 갉아먹는다는 것은 아픈것이다. 하루에도 수만번씩 죽음을 생각하고 그러다 내 꿈을 생각하고 내 인생을 생각하고...... 인생은 참으로 아름답고 찬란하다는 것인데 내 인생은 아름답고 찬란하지 못해 슬프다. 남들과 비교하는 삶이 아닌데 내 스스로 삶을 살려고 하는데 찬란하지 못해 슬프다.
취업을 위해 자소서를 쓰면서 글 쓰는 것 하나는 자신있다고 생각했는데..... 자소서를 쓰면서 오늘도 또 좌절했다. 정말 쉬운건 하나도 없다는 것을 느낀 하루였다. 하루종일 자소서와 씨름하면서 해야하는 토익은 언제 또 준비를 해야하는지 절망과 좌절속에서 또 다시 책상에 앉아 있는 나를 보면서 내 자신이 참으로 처량했다. 일하면서 공부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달리면서, 남들만큼만 살고 싶었다. 남들처럼 입사 목걸이를 걸고 커피를 들고 돌아다니지 못하더라도, 비록 2년이라는 생명이 다한 끝이 보이는 삶일지라도 열심히 살면, 꿈을 가지고 살면 반드시 이뤄질거라고 생각했다. 하고싶은게 없다는 것보다 하고 싶은게 있기에 2년을 버틸 수 있었다. 나이가 들어도 꿈이 있다는게 목표가 있다는게 행..